경계를 넘는 뉴스 3

Published on 2월 5th, 2013 | by 경계를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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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어머니의 고통은 모두의 아픔이다: 신디 시핸 (Cindy Sheehan)

세상에 어머니는 많다. 불행하게도 그 어머니들이 자식을 잃는 일도 종종 생겨난다. 그리고, 때때로 자식을 잃은 어머니들의 아픔은 단지 개인의 아픔으로 끝나지 않고, 의도하지 않은 강렬한 울림으로 세상을 흔들어 깨우기도 한다. 아르헨티나에 5월광장어머니회가 있었고, 한국의 7-80년대에는 이소선 여사가 있었던 것처럼.

한창 뜨거운 여름 햇살이 내리꽂히던 지난 8월 한달간, 햇살보다 더 뜨거운 열기로 드넓은 미 대륙을 흔들고 있는 한 어머니가 있다. 미 대통령 조지 부시가 매년 휴가를 보내는 텍사스 크로포드 목장 앞에서 우리식으로 말하자면 ‘천막농성’중인 신디 시핸이 그 주인공이다.

숭고한 죽음?

신디 시핸이 처음 크로포드 목장을 찾으며 내건 요구는 매우 간단한 것이었다. 지난해 이라크에 투입되었다 5일만에 전사한 아들에 대한 대통령의 언급, “숭고한 죽음”의 진의가 무엇인지 대답해달라는 것. 그 대화를 위해 한시간만 면담을 해 달라는 것.

오래 전부터 민주당 당원이긴 했지만, 신디 시핸은 미국의 이라크 침공이 시작될 때만 해도 전쟁에 대해 직접적으로 반대의사를 표현할 만큼 적극적인 입장을 갖고 있지 않았다고 한다. 2004년 4월, 군인으로서 이라크에 파견된 첫아들 케이시가 불과 닷새만에 작전 중 사망함에 따라 6월경 조지 부시 대통령을 만날때까지도 신디는 전쟁과 아들의 사망, 그에 대한 대통령의 조의까지 모두 순수한 마음으로 받아들였다고 한다. 하지만 면담 중 아들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던 신디와 달리 “숭고한 죽음”과 같은 그럴듯한 대사만 주워섬길 뿐 인간적 관심이라곤 전혀 보이질 않는 대통령의 태도에 충격을 받게 되었다. 그로부터 조금씩 이라크 침공과 관련한 미 정부의 정책에 의문을 갖고 진실을 파고들기 시작하였다.

평화를 위한 전사자 가족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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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충격적이며 중요한 점은, 이 전쟁은 거짓말과 배신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단 한 명의 미군도, 단 한명의 이라크인도 죽임당해서는 안됩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그 어떤 사람도 거짓말을 위해 죽어서는 안되는 것입니다. 그러한 사람들 중 한 명인 나의 아들, 나와 내 가족에겐 그 이상 소중할 수 없는 존재입니다. 나는 죽을때까지 견디기 어려운 고통속에 살아가게 될 터입니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내 첫 아이가 폭력적으로 죽임을 당했기 때문에, 다음으로는 내 아들이 겨우 극소수밖에 안되는 선택된 이들의 이익을 좇는 신보수주의 아젠다를 위해 죽임 당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지금 당장 그들을 막지 못한다면 그들은 할수 있는 만큼 더 많은 우리의 아이들을 짓밟고 희생시키게 될 것입니다.”

2005년 1월, 비슷한 처지의 전사자 가족들과 함께 “평화를 위한 전사자 가족모임” (Gold Star Family for Peace)을 결성한 신디 시핸은 본격적으로 전쟁과 학살을 반대하는 공개적인 발언과 행동을 개시하였다. 가족모임의 회원은 대부분 이라크에서 목숨을 잃은 유가족이며, 이들은 평화를 위한 재향군인회와 함께 반전과 평화를 요구하는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신디 자신은 모임의 활동 뿐 아니라 각종 인터뷰와 기고문, 집회 연설을 통해 아들의 죽음을 단지 개인사적인 아픔이 아닌 공적인 에너지로 승화시켜 나갔고, 이러한 신디의 외침은 같은 처지의 유가족들과 반전운동가들을 중심으로 조금씩 연대의 목소리를 얻어내기 시작하였다.

조지 부시여 대답하라!

‘바로 1년전, 대통령이 말한 “숭고한 죽음”이란 도대체 무슨 의미인가? 이라크 침공을 위해 내세웠던 모든 명분이 거짓으로 밝혀지고 있는 지금에 와서 그 말은 대체 무엇을 뜻하는 것인가?’ 신디 시핸은 다시 한번 대통령을 만나 이 질문을 던지기를 원했고, 급기야는 여름 휴가를 떠난 대통령을 따라 텍사스 크로포드 목장까지 찾아가게 되었다. 2005년 8월 6일 여름 뙤약볕 아래 그렇게 신디의 천막농성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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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이틀, 사흘… 농성이 계속되면서 농장과 백악관으로부터는 일절 면접의 기회를 얻지 못한 반면 농성장 주위에는 신디의 진심에 감동한 지지자들과 언론사 기자들의 발길이 부쩍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드디어 8월 17일, 농성 십여일만에 신디 시핸을 지지하는 대규모 연대 촛불시위가 펼쳐졌다. “부시는 신디를 만나야 한다”, “전쟁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등의 구호로 다양하게 진행된 이날 집회는 전미대륙에 걸쳐 무려 천육백여곳에서 펼쳐져, 미국내에서 한동안 후퇴한 듯 보이던 반전운동의 불씨를 다시금 지펴내기에 이르렀다.

한편 불과 십여일간의 크로포드 농성으로 각종 언론의 머릿기사를 차지하며 전미대륙의 관심을 촉발시킨 신디 시핸에게는 이제 지지자들 뿐 아니라 수많은 가쉽과 사생활 폭로 및 추측성 기사와 비난이 함께 뒤따르고 있다. 최근 이혼소송에 들어간 남편과의 관계에 대한 가쉽에서부터, 순진한 한 미국 시민이 좌파운동에 물들어 아들의 희생을 빌미로 여론을 뒤흔들고 있다는 악성 비난에 이르기까지. 또한 아들의 이름을 딴 신디 시핸의 농성장 캠프 케이시 건너편에 세워진 반대자들의 농성장 캠프 리얼리티가 세워지는 등, 부시 대통령과 네오콘을 지지하는 유가족들과 참전군인을 중심으로 한 반대그룹의 조직적 움직임도 일고 있다.

그러나 비평가들의 비평이 어떠하든간에, 이미 신디 시핸의 행동은 주저하던 시민들을 다시 거리로 이끌어 내었다. 이 파장은 흐르고 흘러 마침내 이라크전을 종결시키거나, 최소한 조지 부시 대통령의 남은 임기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게 될 전망이다. 그 힘은 자신의 아픔을 자신의 것으로만 덮어버리지 않고 진실을 직시하여 실천으로 이어간 한 여성의 진심으로부터 시작된 것으로, 이미 신디 시핸 개인의 손을 떠나 수많은 시민들의 마음 속으로 파고들어간 창조적 에너지의 원천이 되었다. 이제 다음 단계의 실천은 그러한 시민들의 결집에서 비로소 출발할 것이다.

신디 시핸과 평화를 위한 전사자 가족모임, 그리고 수많은 지지자들은 대통령의 휴가가 끝나는 8월 31일까지 농성을 계속하려 한다. 그리고 면담의 성사 여부와 상관없이 백악관으로 대통령을 따라갈 계획이다. 오는 9월 24일, 워싱턴을 기점으로 전국적 아니 전세계적 반전 집회로 모일 것을 약속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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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1. 2005년 3월 19일 신디 시핸 by Jeff Patterson
* 사진 2. 2005년 8월 17일 연대 촛불집회 지도 by 무브온
* 사진 3. 2005년 8월 18일 크로포드 목장 시위 by AP

<활동소식 및 사진을 볼 수 있는 사이트>
신디 시핸 블로그 http://www.huffingtonpost.com/cindy-sheehan/
신디와 만나요 http://www.meetwithcindy.org/
평화를 위한 전사자 가족모임 http://www.gsfp.org/

<음성 및 영상파일 서비스 중인 사이트>
한 어머니의 외침 http://www.truthout.org/cindy.shtml
진실의 목소리 http://realvoices.org
데모크라시 나우 http://www.democracynow.org/

<국내 반전 캠페인 및 연대 촛불집회>
파병반대국민행동 http://antipabyeong.jinbo.net/
대항지구화행동 http://cgakorea.org/

2005.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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