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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on 2월 6th, 2013 | by 경계를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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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가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빅토르 하라와 벤세레모스

7일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여니 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문득 영화 한편이 떠올랐습니다. <산티아고에 비는 내리고>. 이 영화 보신 분들 계시죠? 선거로 등장한 칠레의 사회주의 정권을 미국과 칠레의 우파 군인들이 쿠데타로 무너뜨리는 내용의 영화죠.

빅토르 하라와 벤세레모스

1970년 9월5일 칠레의 인민연합은 기쁨의 눈물을 흘립니다. 드디어 좌파가 권력을 쥐게 된 거죠. 그것도 무력이 아니라 선거로 말입니다. 빈곤과 노동착취, 미국 제국주의 수탈에 시달리던 칠레 민중들이 드디어 권력을 잡고 새 세상을 만들어가려 합니다.

하지만 새 세상에 대한 꿈은 시작이 순탄치 않았듯이 그 결과도 비극으로 끝나게 됩니다. 1973년 9월11일 칠레의 자본가와 지주, 우파 군인들 그리고 미국이 힘을 합쳐 쿠데타를 일으키고, 대통령이었던 아옌데도 폭격으로 대통령 궁에서 사망합니다.

칠레의 비극과 함께 했던 여러 가수가 있지만 그 가운데 한명이 빅토르 하라입니다. 아옌데와 함께 인민연합 운동에 참여했었고, 가난한 농민들과 노동자들, 그리고 새 세상을 위한 꿈과 희망에 대해 노래하던 그는 쿠데타 군인들에게 끌려가 손목이 부러진 채 살해됩니다.

‘벤세레모스(Venceremos)’는 인민연합운동에 참여했던 사람들이 불렀던 노래이며 칠레의 역사를 품고 있는 노래이기도 하죠.

“우리는 승리하리라, 우리는 승리하리라, 수많은 사슬을 끊고 우리는 비극을 이겨내리라.”

산티아고에 비는 내리지 않고…

쿠데타가 일어나고 피노체트 독재가 시작되던 그날,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에는 비가 내리지 않았다고 하죠. 내린 것은 비가 아니라 눈물이었을 겁니다.

아무튼 아옌데도, 빅토르 하라도 죽고 가수들은 체포되거나 망명을 떠납니다. 그나마 다행(?)으로 조국을 멀리할 수밖에 없었던 그룹이 킬라파윤입니다. 그들은 쿠데타를 눈앞에 두고 ‘단결된 민중은 결코 패배하지 않는다’라는 노래를 부릅니다.

‘벤세레모스’를 만들었던 세르히오 오르테가가 이 노래도 만들면서 인민연합의 등장과 죽음을 함께 노래했다고 할 수 있을까요? 닥쳐올 미래를 예감한 듯 세르히오 오르테가는 쿠데타가 일어나기 3개월 전 1973년 6월에 이 노래를 만듭니다. 그리고 그는 노래를 통해 외칩니다.

“지금은 민중들이 투쟁 속에서 일어설 때
거대한 함성으로 외치리라. 전진!
단결된 민중은 결코 패배하지 않으리”

몇해 전 대만에서 아시아의 활동가들과 행사를 가진 적이 있습니’다. 그때 함께 부를 수 있었던 노래가 두곡 있었는데, ‘임을 위한 행진곡’과 ‘인터내셔널’이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거리에서 함께 외쳤습니다.

“People, united, will never be defeated!”
(단결된 민중은 결코 패배하지 않는다!)

<산티아고에 비는 내리고>라는 영화를 떠올린 뒤 비 내리는 거리를 걸으며 출근했습니다. 그리고 노래와 세상에 대해 제가 묻고 제가 답을 해 봤습니다.

“노래가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노래가 세상을 바꿀 수 없다면 무엇이 세상을 바꿀 수 있지?”

2005.10.13 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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