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를 넘는 뉴스 65relay_firstday

Published on 3월 15th, 2013 | by 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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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고삐풀린 파병의 시대, 무엇을 할 것인가

대테러전쟁과 파병의 3대 축

2001년 미국의 대테러전쟁 발발 이후 새롭게 형성된 전쟁의 질서에 대한민국 역시 적극적으로 가담해왔다. 전쟁동맹의 충실한 파수꾼임을 자처해 온 것이다. 이는 크게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레바논 파병이라는 세 개의 축으로 놓고 볼 수 있다.

미 부시 정권이 본격적으로 대테러전을 수행하자, 우리 역시 2002년 아프가니스탄으로 의료 공병 부대를 파견했다. 그리고 2003년 이라크에 서희 제마 부대를 필두로 해서 자이툰 부대 수천 명을 파견했다. 이는 국제적으로 파병 규모 3위를 차지하며 아프가니스탄과는 그 위상부터 달랐다.

두 곳 모두 공통점이라면 무늬만 전쟁지역의 평화재건 임무를 띠고 있지, 실제로는 미군의 침략과 주둔을 보조해 주는 식이라는 점이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우리 부대는 다국적군을 위한 시설 관리와 의료지원에 매달리고 있으며, 이라크에서는 전쟁피해 지역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쿠르드 지역에 정착해 열심히 부대를 손질하는 삽질을 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면서 언제까지 파병연장을 해야 할지 알 수도 없는 기막힌 상황을 매번 연출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번 주 파병 동의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게 되어 내년 초 쯤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레바논 파병이다. 여기서 놀라운 점은 아프가니스탄이나 이라크와는 달리 전선의 최전방이라고 할 수 있는 레바논 남부 지역으로 특전사들이 파병된다는 것이며, 만약에 있을 교전에 대한 대비책은 전혀 마련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이번 레바논 파병안은 PKO법으로 다뤄지고 있어 PKO법 입법 추진에 따라 머지않은 미래에 국회의 동의권을 벗어나는 것으로 처리될 가능성도 보인다. 그야말로 대한민국의 파병이 종횡무진 제멋대로 날뛰는 전성기가 도래하고 있다.

파병은 민주주의와 평화주의를 박탈

최근 주목할 만한 두 가지 여론조사는, 이라크인 95%가 미국의 침공 이후 이라크 상황이 더 악화되었다고 답한 것과 한국인 90%가 이라크 파병을 반대한다고 답한 것이다. 이 두 가지 결과만 보더라도 과연 이 시점에서 한국정부와 국회가 이라크 파병에 대해 내려야 할 현명한 결정은 무엇인지 어린 아이조차 쉽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거의 전 국민에 가까운 의사는 철저히 무시되고 있다. 그에 따라 오랜 역사과정을 겪으며 형성된 민주주의는 손쉽게 힘을 잃으며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이는 이전만큼 안보와 국익이라는 국가의 속임수에 쉽게 넘어가지 않더라도 사회적 결정의 기본단위라고 할 수 있는 시민의 힘이 총체적으로 무기력하다는 것을 반증해 주는 한 단면이다.

더구나 유엔 반기문 사무총장 취임은 전쟁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을 더욱 고정시키려 든다. 현재 이뤄지는 레바논 파병의 부당성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들이 거의 없는 것이 그러하다.

정부는 오로지 유엔 사무총장이라는 마취제를 국민들에게 놓으며 전쟁의 야만적 공격과 그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삶이 어떠하고 그 가운데 파병은 진정 누구를 위한 것인지 등을 판단할 수 있는 이성적 사고를 흐리고 있다. 즉 현재의 한국군 파견이 오히려 침략국의 살육과 약탈행위를 정당화하고 지지하는데 이용되고 있는 냉정한 현실의 논리를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평화를 향한 투쟁들을 확장해야 한다

이에 국내 반전평화운동이 현재보다 더 적극적으로 구축되고 활성화되어야 함이 시급하다. 헌법의 테두리마저 벗어날 위험을 안고 있는 이후의 파병 흐름들은 의료와 재건이라는 비교적 단순한 수준에서 이제는 특전사로까지 막무가내로 그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반면 이를 막기 위한 운동진영의 움직임은 오히려 위축되고 있음이 현 진단이라 할 수 있다.

지난 주 진행된 ‘65시간 릴레이 평화행동’은 그런 의미에서 획일적이고 국회대응적 방식을 뛰어넘어 활기차고 다양한 모습들을 담고 있는 또 하나의 반전평화운동이었다. 이는 미국의 이라크 침공이후 죽어간 이라크인 65만 명을 기리며, 그들과의 연대를 지속하겠다는 남다른 표현이기도 했다.

‘65시간 릴레이 평화행동’이 벌어졌던 나흘 동안,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했고,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가협) 어머니들과 함께 전쟁과 점령을 반대하는 여성 행진, 그리고 파병을 반대하는 선전전과 촛불집회 등을 연일 펼쳤다. 큰 규모로 긴 시간동안 전개된 것은 아닐지라도 이는 평화를 향한 상상력과 투쟁력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을만한 행동들이었다.

평화활동가들의 끊임없는 각성, 자발적 의지와 적극적인 태도 등에서 비롯된 이러한 움직임들은 반전평화 운동이 우리 사회에 깊게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하는 여러 동력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게릴라성 혹은 풀뿌리 평화행동들은 무수히 늘어나야 하며, 이러한 움직임들은 결정적인 순간에 더 큰 반전 대오를 형성하는 데 기여함으로써 실질적인 민중의 힘이 발휘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일체의 전쟁과 점령을 반대하는 국제연대로

향후 우리는 파병을 반대하는 반전운동을 넘어서야 하는 도전들을 눈앞에 두고 있다. 미 부시 대통령을 비롯한 세계 전쟁광들은 이미 전쟁과 점령을 통해 패권을 다지는 방식에 너무나 익숙해 있고, 제국주의적 세계 지배라는 목표를 절대 내려놓지 않을 것이다. 전쟁을 일으키려는 그들의 레이더는 쉬지 않고 돌아가고 있으며 틈이 나는 즉시 공격을 퍼부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란과 한반도의 전쟁기운도 점점 높아져 가고 있다.

따라서 미국의 패권주의와 이를 옹호, 원조하거나 방관하는 국제공동체들의 움직임에 맞서서 전 세계 민중들과의 연대를 강화하는 데 힘쓰는 일은 필수적이다. 전쟁과 점령으로 인한 억압과 착취에 놓인 피지배 민중들은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오늘날 우리가 외치는 평화는 바로 그들로부터 비롯되는 연대의 과정을 일컫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2006년 12월 19일 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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