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를 넘는 뉴스 somaliamap

Published on 4월 1st, 2013 | by 재훈

0

[소말리아] 미국의 집착이 낳은 또 하나의 전쟁터, 소말리아

지난 금요일 소말리아 과도정부와 소말리아자유회복연맹(Alliance for the Re-Liberation of Somalia)의 평화회담이 5월 31일에 다시 만나자는 합의만 이룬 채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났다. 이슬람법정연대(Islamic Courts’ Union)를 포함한 7개의 반정부 조직들의 연맹체인 소말리아자유회복연맹은 정부가 에티오피아 군대의 철수 예정표에 따르지 않을 경우 회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소말리아는 2006년 12월 에티오피아 군대의 침략 이후 에티오피아 군대와 에티오피아의 지원을 받는 정부군과 이에 맞선 저항조직 간의 전쟁이 진행 중이다. 에티오피아 군대가 소말리아를 침공할 당시에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는 이슬람법정연대의 통제 하에 있었다. 이슬람법정연대는 소말리아의 이슬람법정과 사업가, 지역 관리들이 바탕이 되어 만들어진 조직으로 소말리아 사람들에게 치안 유지와 식량, 교육 등 각종 사회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CIA의 지원을 받는 군벌들에 맞서 싸우면서 대중의 지지를 받았다. 에티오피아 군대가 침략하기 6개월 전부터는 이슬람법정연대가 수도 모가디슈를 통제하면서 소말리아 많은 지역에서 영향력을 크게 확대하였다. 하지만 이슬람법정연대가 어떤 일을 하고, 대중의 지지를 얼마나 얻고 있느냐는 에티오피아나 에티오피아를 지원한 미국에게 중요한 일이 아니었다. 에티오피아는 미국의 군사적 지원을 받아 무력으로 이슬람법정연대를 모가디슈에서 몰아내고 친 에티오피아 성향의 임시정부가 정권을 잡도록 지원하였다.

그러나 에티오피아 군대와 소말리아 임시정부가 꾸린 새로운 정부는 모가디슈를 비롯한 소말리아의 어떤 지역에서도 안정된 통제권을 발휘하지 못했다. 반면 에티오피아 군대의 공격으로 흩어졌던 이슬람법정연대와 그들과 연계된 무장단체들은 대중의 지지를 바탕으로 다시 영향력을 넓혀왔다. 2008년 4월에는 이슬람법정연대가 모가디슈에서 90km 떨어진 지방 도시 자우하르를 포함하여 소말리아의 여러 지역에서 통제권을 얻었다고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2006년 12월 침공 이후 소말리아 인 8,500여명이 사망하였고, 많은 소말리아 인들이 전투를 피해 주변 국으로 피신하거나 소말리아 국내를 떠도는 난민이 되었다. 이와 더불어 소말리아에 주둔하고 있는 에티오피아 군인들이 민간인들을 상대로 저지르는 폭력은 소말리아 인들에게 커다란 위협이 되고 있다. 최근 국제 인권단체인 엠네스티 인터내셔널은 에티오피아 군인들이 민간인들을 대상으로 저지르고 있는 무차별적인 처형과 집단 강간 등의 폭력문제를 고발하는 보고서를 발표하였다. 특히 2007년 11월에 에티오피아 군인 몇 명이 모가디슈의 거리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이후 에티오피아 군인에 의한 민간인 처형이 크게 증가하였다. 보고서는 목격자들의 진술을 인용하여 에티오피아 군인들이 소말리아 민간인들을 “염소를 도살하듯이” 처형했다고 밝혔다. 식량부족과 가난, 불안정한 국내 정치 상황 때문에 힘겨운 삶을 살아가던 소말리아 민중에게 에티오피아 군대의 침략 전쟁은 재난에 재난을 덧붙인 격이었다.

또한 에티오피아의 소말리아 침략에 군사적 정치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미국은 소말리아의 저항 조직이 알카에다와 연결되어 있다는 이유로 소말리아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멈추지 않고 있다. ‘아프리카의 뿔’이라고 불리는 소말리아는 홍해와 인도양을 잇는 항구로서 미국에게는 중동의 석유를 수송하고 주변 지역을 자신의 통제권 하에 둘 수 있는 지리적 요충지이다. 미국은 15년 전에도 소말리아를 굶주림에서 해방시키겠다는 명분을 들어 군대를 파견했었다. 그리고 지금은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명분으로 에티오피아의 소말리아 점령을 군사적으로 지원하는 것과 동시에 소말리아에서 직접 군사 작전을 벌이고 있다.

2007년부터 지금까지 소말리아는 미국으로부터 최소 5번의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매번 미사일 공격이 있을 때마다 다수의 민간인이 사망하는 피해가 잇따랐다. 2008년 3월에는 미군함대가 토마호크 미사일 2개를 발사하여 여성 3명과 어린이 3명이 사망하고 20여명이 부상을 당했다. 그런데 미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인한 피해는 인명과 재산에 해를 끼치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소말리아 민중은 소말리아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투가 미군의 공격에 자극을 받아 더욱 치열해지는 것으로 인해 더 커다란 위협을 받고 있다. 치열해진 전투는 고스란히 민중들의 피해로 돌아온다.

특히 2008년 5월 1일 미국이 소말리아 두사마렙 지역으로 쏘아올린 4개의 크루즈 미사일은 소말리아 과도정부와 소말리아자유회복연맹의 평화회담을 앞두고 정부군과 저항군의 전투에 더욱 불을 붙였다. 5월 1일의 공격으로 사망한 30여명의 소말리아 인 중에는 이슬람법정연대의 무장조직이었던 알 사바드의 전 간부인 에이든 하시 이로우가 포함되어 있었다. 알 사바드는 2007년에 이슬람법정연대에서 분리되어 나와 에티오피아 군대와 소말리아 정부군을 상대로 전투를 벌이고 있으며 미국 정부의 테러조직 명단에 올라있다. 미국은 공격이 있은 후에 자신들이 목표로 했던 테러리스트가 사망하였다고 발표했다. 알 사바드는 즉시 미국의 미사일 공격을 비난하면서 보복의 의사를 나타냈고, 모가디슈를 중심으로 하여 알 사바드와 정부군과 에티오피아 군대의 전투가 더욱 치열해졌다.

미국은 회담을 앞두고 있는 분쟁지역의 상황이 자신의 의도대로 가지 않을 경우에 미사일 공격 등의 도발적인 무력행위를 실행하여 지역의 갈등을 악화시키거나 회담 자체를 무의미하게 만드는 일을 자주 해왔다. 아마도 미국은 이번 소말리아의 회담이 자신의 의도와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라고 계산했었나보다. 미국은 소말리아 민중이 바라는 현재와 미래에는 조금도 관심을 두지 않는다. 오로지 자신의 목적을 이루는 것에만 몰두해 있다. 게다가 미국은 자신의 목적을 이루는 효과적인 방법이 자본과 무력뿐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지난 15년 동안 미국이 보였던 소말리아에 대한 집착은 미국이 쉽게 소말리아를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알려준다.

미국이 소말리아를 마음에 두고 있는 한 소말리아의 민중이 자신들의 미래를 스스로 선택하는 상황을 맞이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시간이 더 흐르기 전에 소말리아에 대한 미국의 집착을 끊어버리지 않는다면 소말리아는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처럼 미국이 만들어놓은 전쟁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힘든 상황을 맞이하게 될지도 모른다.

2008년 5월 21일

::글 _ 경계를 넘어

::참고자료

Barry Grey, Amnesty International denounces war crimes by US-backed forces in Somalia, World Socialist Web Site(www.wsws.org)

US raid ‘undermines’ Somalia talks, Al Jazeera, 2008. 5. 2.

Clashes resume in Somali capital, Al Jazeera, 2008. 5. 16.

Somali fighters seize southern town, Al Jazeera, 2008. 5. 17.

Tags:


About the Author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다음의 HTML 태그와 속성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a href="" title=""> <abbr title=""> <acronym title=""> <b> <blockquote cite=""> <cite> <code> <del datetime=""> <em> <i> <q cite=""> <strike> <strong>

Back to Top ↑
  • stopADEX 2013 스케치 영상

  • 경계를넘어 메일링리스트


    경계를넘어의 소식을 이메일로 받아보세요!

  • 경계를넘어 on F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