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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on 5월 14th, 2013 | by 경계를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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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노동자대회 반전평화 캠페인

일요일이던 지난 11월 9일 오후 2시, 서울 대학로에서는 2008 전국 노동자대회가 열렸습니다. 예년에 비해 날씨가 가물었던 올 해에는 큰 집회가 있는 날이면 유난히 비가 내리는 날이 많았던 걸로 기억되는데, 아니나 다를까 이 날도 집회장을 향하는 버스에 오른 지 얼마 되지 않아 추적추적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게다가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을 검거하기 위해 도로 곳곳에 깔려 있는 전의경들로 인해 차도 꽉 막히고 주변 분위기가 상당히 어수선한 느낌이었죠. 한마디로 집회에 참석하는 발걸음이 썩 가볍지는 않았더랬습니다.

대회 시작 1시간 전에 찾은 대학로는 전국에서 모여든 노동자들로 이미 가득 차 있었고, 인도 또한 여러 단체들이 준비한 다양한 주제의 선전전 탁자들과 노점상들의 가판대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그 와중에 <경계를 넘어>와 <팔레스타인 평화연대> 회원들도 빗속에서 인파 속을 헤집고 한동안 헤맨 끝에 어렵사리 빈 공간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거리 캠페인을 위한 공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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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두 단체가 준비한 캠페인은 각각 8년과 6년째 계속 이어지고 있는 미국과 그 동맹국들의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점령, 그리고 이스라엘의 고립장벽으로 인해 빚어지는 현실들을 한국의 노동자들에게 알리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선전판과 피켓, 사진, 유인물, 엽서, 소책자, 배지 등 나름대로 이것저것 준비해오긴 했지만, 선전물들을 다 펴보기는 커녕 오히려 비에 젖지나 않을까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되어 버렸습니다. 점령 중단을 촉구하는 엽서만 백 여 장은 받으려던 대목의 꿈은 그렇게 날아갔습니다.

그러나 준비해간 캠페인 물품들을 다 활용할 수 없다는 건 그다지 큰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그보다는 오늘 우리가 진행하는 이 캠페인이 노동자들에게 어떤 느낌으로 다가갈까가 내심 걱정이었습니다. 행여나 ‘지금 이 판국에 얘들은 생뚱맞게 무슨 아프간, 팔레스타인?’ 하는 반응을 보이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였지요.

다들 알다시피, 요즘 이 땅 노동자들의 처지가 얼마나 어렵습니까? 물론 그게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겠지만, 정규직 노동자들과의 비율이 60%를 훌쩍 넘어선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2년이 경과하면 정규직으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법률을 악용한 사용자들 때문에 하루아침에 해고 통지서를 받고 실업자로 전락하는 경우가 허다하다죠. 어느새 고공농성, 장기 단식, 용역깡패에 의한 폭행 등의 이야기는 더 이상 새로운 뉴스거리로도 여겨지지 않을 정도로 노사관계는 시계바늘이 7,80년대로 다시 돌아가 버린 듯합니다. 정규직 노동자들 또한 경제위기다 뭐다 해서 항시적인 일자리 불안과 노동 강도 강화, 노조 와해 공작 등에 시달리고 있구요.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오늘 하는 이야기들에 얼마나 그 분들이 귀를 기울일까 하는 걱정이 들었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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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한쪽에서는 피켓을 든 채 유인물을 돌리기 시작하자마자 그런 우려는 쓸데없는 걱정이었다는 게 드러났습니다. 물론 뜨거운 반응까지는 아니었지만, 유인물을 받아들며 “수고하십니다”하고 던지는 그 분들의 한마디에는 애정과 연대의 정이 담겨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거든요. 이날 캠페인에 참여했던 강아지똥은 “손에 든 유인물이 금방 바닥나는데, 정말 감동이더라. 늘 작업장에만 계시던 노동자들이 이런 집회에 참석해서 다른 사람들은 과연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들어보고 싶어 하는 게 느껴졌어.”라며 뿌듯해했습니다. 아마 말은 안했지만 모두들 비슷한 느낌이었을 겁니다.

집회가 장장 네 시간 가까이 진행되는 동안 날씨는 점점 더 추워지고 배는 고파오는 데다 다리까지 아파서, 마지막에는 빨리 따뜻한 곳에 가서 몸과 다리를 쉬게 하고픈 생각뿐이었습니다. 그래도 일요일 오후를 그냥 집에서 빈둥대면서 보냈더라면 후회했을 뻔한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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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까밀로>

2008-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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