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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on 5월 24th, 2013 | by 경계를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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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이란정부는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어라!

5월 25일 오전 11시 30분 이란 대사관 앞에서 최근 이란 정부가 시위대에게 가하는 폭력적인 탄압 중단을 요구하고, 독재정부를 지지하면서 인권과 민주주의를 이야기하는 미국과 서방 정부의 이중적인 태도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 급하게 준비되다 보니 기자회견 개최 소식이 많이 알려지지 못해서 참가 단체의 숫자가 많지는 않았지만 그 열기는 쨍쨍하게 내려쬐는 햇살 만큼이나 뜨거웠습니다. 특히나 요즘 민주주의에 대한 한국 정부의 위협이 거센만큼 이란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 남일 같지 않다는 마음들이 어느때 보다도 더 컸던 것 같았습니다. 약 30명 정도가 기자회견에 참가했고,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 최광은 사회당 대표, 조명훈 다함께 활동가, 수진 경계를 넘어 활동가의 규탄발언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나영정 진보신당 대협국장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했습니다.

지금 이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란 정부와 친정부 민병대의 시위 탄압은 인권과 민주주의를 지키기위해 싸우는 전세계 민중들에게 충분히 비난받아 마땅한 일입니다. 그런데 이란의 상황을 지켜보면서 우리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우리처럼 인권이나 민주주의를 이야기하지만 그 속내가 매우 음흉한 세력들이 있다는 겁니다. 바로 미국과 서방 국가들입니다. 요즘 미국에서는 CNN을 비롯한 언론사들이 거의 하루종일 이란 뉴스를 가장 많이 편성하고 있을 정도로 “아주 큰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는데요. 서방 정부의 언론플레이는 마치 그들이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를 침공하지 이전에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정부의 인권침해 실태를 고발하는 프로그램이 수없이 방영되었던 그 때를 떠올리게 합니다. 미국뿐 아니라 영국이나 프랑스, 독일 등 서방 정부들이 이란에서 시위가 발생하고 정부가 이를 탄압하는 모습을 보이자마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이란 정부를 비난하고 나서는 모습은 과연 그들의 속내가 무엇인지 의심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들 국가들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10년 가까이 전쟁과 점령을 주도하면서 중동 지역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민중에게서 인권과 민주주의를 박탈하고 있습니다. 또한 그들은 이집트나 요르단, 사우디 아라비아같은 친서방 독재정권들을 지원하면서 이들에게는 그 어떤 인권이나 민주주의의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있죠. 그러면서 ‘깡패 국가’로 분류된 이란에는 인권과 민주주의의 잣대를 들이대며 공격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은 과거 이란 혁명정부 이전의 독재정부였던 샤 왕정을 지지하면서, 샤왕정이 1978년부터 1979년에 벌어진 반독재시위를 폭력적으로 탄압하여 수천명이 살해되었을 때조차 샤 왕정에 대한 지지를 끝까지 지켰습니다. 이런 그들이 과연 지금 이란의 상황에 인권이니 민주주의니 표현의 자유니 하는 말들을 꺼낼 자격이 있는 걸까요? 그리고 지금 전세계에 퍼진 테러와의 전쟁의 광풍으로 인해 각국 정부들이 좌파와 사회운동가들을 테러리스트로 몰아 탄압하고 있는 이 현실의 한가운데에는 대테러전쟁을 이끌고 있는 바로 미국과 서방 국가들이 있습니다.

미국과 서방정부는 이란에 대해 인권과 민주주의를 이야기할 자격이 없습니다. 이란의 인권과 민주주의를 쟁취하는 것은 정말 그것을 절실히 원하는 민중들의 몫이며, 같은 처지에 놓인 다른 나라 민중들의 연대 뿐이겠지요.

[기자회견문]

이란 정부는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시민들에 대한 탄압과 살해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

6월 12일 대통령 선거의 후폭풍이 이란을 뒤흔들고 있다. 애초 박빙 승부로 예측되던 선거가 현 집권세력(보수파)의 압승으로 끝나며 선거 부정 의혹이 강하게 제기됐다. 곧바로 개혁파 지지자들이 재선거를 요구하며 시위에 나섰고, 시위 대열은 단 며칠 만에 2백만 명으로 불어났다. 보수파 아마디네자드의 권위적 통치에 불만을 갖고 있던 학생․여성 들이 투쟁의 전면에 나섰다.

현 집권세력은 무자비한 폭력으로 대응했다. 경찰, 군대, 친정부 성향의 바시지 민병대가 곤봉을 휘두르고 총을 쏘며 시위대를 진압했다. 이란 정부의 언론 통제 때문에 정확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부상을 입고 죽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이란 국영TV조차 최소 19명이 죽었다고 보도하고 있고, 현지 한국 교민들은 “1백 명이 넘는 사람들이 죽은 것으로 안다”고 전하기도 했다. 특히 민병대에게 총상을 입고 죽어 가는 27살 여대생 네다의 동영상이 인터넷을 통해 퍼지며 전 세계인들의 공분을 낳고 있다. 심지어 이란 정부는 피격 당해 죽은 사람의 시신을 찾아가려는 유족들에게 ‘총알사용료 3천 달러’를 요구하는 황당하고 파렴치한 짓도 서슴지 않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은 이란 정부의 광폭한 탄압을 비난하지만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1백만 명을 학살한 자들의 말을 믿을 수는 없다. 이란 민중은 숨막히는 권위적 통치에서 벗어나 민주주의를 쟁취하려는 것이지 서방 정부의 중동 패권 정책을 지지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1953년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를 전복해 친미 정권을 세운 서방 정부의 추악한 역사를 기억하고 있다. 그동안 중동의 평화를 위협하고, 수많은 중동 민중을 학살해 온 미국과 서방 정부는 이란의 인권과 민주주의를 말할 자격이 없다.

비록 이런 탄압 때문에 시위는 처음보다 많이 수그러들었지만 이란 사람들은 밤마다 옥상에 올라 “독재자는 물러나라”고 외치며 저항 의지를 표현하고 있다. 한국의 시민사회정당단체들은 이란 정부가 민주화를 위해 거리로 나선 시민들을 가혹하게 탄압하고 살해하는 행위를 강력히 규탄하며 다음을 요구한다.

첫째, 이란 정부는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어라!
둘째,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민들에 대한 가혹한 탄압과 살해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
셋째, 중동 독재자를 지원하고 이라크·아프간을 침략한 미국과 서방 정부는 이란 민주주의를 말할 자격 없다!

2009년 6월 25일

경계를넘어, 국제민주연대, 나눔문화, 다함께, 보건의료단체연합, 사회당, 사회주의노동자정당건설준비모임, 인권연대, 인권운동사랑방, 진보신당(가나다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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