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 전쟁없는세상 직접행동/20131101/정용일

Published on 11월 5th, 2013 | by 경계를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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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거래를 멈춰라 ⑤] 무기전시회 2013 ADEX 제대로 보기: 게임하듯 ‘살인’, 요즘 대세는 ‘드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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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DEX 무기전시회 대응 직접행동 장면. ‘이 무기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죽이나요’라는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무기 앞에서 촬영했다.
ⓒ 우에타 지로

여옥 | 전쟁없는세상

사람 목숨을 담보로 돈을 챙기는 전세계의 무기상인들이 모이는 자리, 2013 서울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전시회 ADEX가 10월 29일부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고 있다. 33개 나라 361개 업체가 참여하는 2013 ADEX는 홈페이지에 전시참가업체 명단과 부스배치도를 공개하고 있다.

이들이 환영 리셉션 장소와 각종 세미나의 장소와 시간, 발표자까지 모두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는 것을 보면 무기전시회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하는 듯하다. 그동안 평화단체들이 무기박람회를 대신할 목적으로 평화군축박람회를 3년에 걸쳐 열기는 했으나 ADEX에 대적할 만한 파급효과를 내지 못했으니, 직접적으로 무기전시회에 반대하는 활동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잘 모르면 대단해 보이는 법이다. 이름도 어려운 무기들일수록 더욱 그렇다. 그래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어떤 무기들이 사람을 많이 죽이는지 알아볼 수 있는 눈이다. 무기를 전시하고 있는 무기업체 직원은 절대로 설명해 주지 않지만, 화려함으로 포장한 채 죽음을 사고파는 무기전시회의 진실을 볼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이것이 죽음을 거래하는 무기상인들의 잔치를 막을 수 있는 시작이다.

요즘 대세, ‘공중의 약탈자’ 드론
전쟁없는세상 직접행동/20131101/정용일

▲ 제너럴 오토믹스의 드론 프레데터. 파키스탄에서 악명높은 그 기종.
ⓒ 한겨레21 정용일 기자

이번 2013 ADEX에서 주목해야 할 무기는 드론(drone)이다. 윙윙거리며 나는 벌 같다고 해서 드론이라고 불리는 무인기(UAV. Unmanned Aerial Vehicles)는 조종사 없이 원거리 기지에서 원격조종으로 작동하며, 카메라를 장착해 정보를 수집하거나 직접적인 미사일 공격을 가하기도 한다.

여러 나라의 각종 군수업체에서 앞다투어 개발하고 있는 무인기는, 언뜻 듣기엔 첨단과학의 집약체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조종사가 없는 비행기라니! 하지만 드론이 대세로 주목받는 만큼 그 새로운 전쟁방식으로 인한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드론은 게임하듯 감시와 공격이 가능하다 보니 별다른 죄의식 없이 사람을 죽일 수 있다. 그래서 아프간, 파키스탄, 예멘 등에서 드론 사용횟수가 늘수록 민간인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투기에 비해 저렴하고 아군의 인명피해가 없다는 이유로 앞다투어 드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2013 ADEX에는 많은 드론이 전시될 예정이다. 최근 파키스탄 등지에서 민간인 살상으로 악명이 높은 프레데터(Predator)의 생산업체인 제너럴 오토믹사의 부스는 물론, 한국이 구매하기로 한 노스롭 그루만의 글로벌 호크는 야외전시장에 실물모형이 전시된다. 전세계 곳곳에 다양한 크기와 사양의 드론을 수출하며 드론 보급에 앞장서는 이스라엘 역시 빠지지 않는다. 이스라엘 우주항공산업 IAI의 헤론(Heron)과 엘빗 시스템즈의 헤르메스(Hermes) 900 등 이스라엘의 다양한 드론도 전시장에서 직접 만나볼 수 있다. 그 외에도 유명한 군수업체들이 드론 생산에 관여하고 있어서, 전시부스 어디서든 관련 내용에 대한 홍보를 쉽게 접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한국도 드론의 세계적 추세를 열심히 쫓아가고 있다. 한미 미사일지침 개정으로 공격형 드론 개발 및 실전 배치가 가능해졌고, 무인정찰기를 넘어 작전반경 300km 이내 미사일을 탑재한 공격형 드론도 운용이 가능해져 5000억 원을 투입해 개발에 착수했다.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부스가 설치되고, 대한항공의 KUS-TR 틸트로터 무인기가 전시됐다. LIG 넥스원, 유콘시스템, 한화테크M, 퍼스텍 등 드론 개발과 생산에 관여하고 있는 많은 한국 방위산업체에서도 전시에 참여하고 있다.

자랑스레 전시된 드론에서 우리가 보아야 할 것은, 드론의 공격 표적 1명이 살해될 때 민간인이 49명 꼴로 같이 희생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편리하게 정보를 수집하고, 더욱 편리하게 공격하고, 그래서 쉽게 사람을 죽일 수 있는 무기로 진화한 드론 때문에 언제 시작될지 모르는 공습으로 인해 불안한 삶을 이어가고 있는 사람들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앞으로도 계속될 최신식 드론의 개발이 얼마나 더 많은 사람들을 죽이게 될지 생각하면서 무기전시장의 드론을 살펴보시길 바란다. 만약 기회가 된다면 드론과 관련된 업체들 부스에 가서 홍보하는 직원에게 슬쩍 질문을 던져도 좋겠다. 드론은 다른 미사일보다 목표물을 정확하게 타격한다고 하는데 왜 파키스탄에서는 드론 공격으로 인한 민간인 피해가 늘어만 가는 것이냐고. 이것이 정말 기술발전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지 말이다.

아, 드론 파괴용 레이저무기를 개발하는 레이시온사도 전시에 참여한다. 드론이 상용화되는 만큼, 미사일보다 손쉽게 드론을 파괴할 수 있는 레이저 무기도 관심의 대상이다. 레이시온사 부스에 가서 스텔스 드론도 격추할 수 있는지 물어보고, 록히드 마틴사 부스에 가서 스텔스 드론(RQ-170)이 레이저무기의 공격을 피할 수 있는지에 대해 물어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하다. 이 두 가지 무기가 같이 개발되고 전시된다는 것 자체가 무기산업이 어떻게 돈을 벌어들이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대표적인 비인도무기, ‘죽음의 비’ 확산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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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DEX 무기전시회에 전시된 확산탄 CBU-105. 한국은 텍스트론사의 확산탄을 수입하기로 했다.
ⓒ 평화군축준비위원회

세상에 인도적인 무기가 어디 있길래 ‘비인도적’ 무기라는 표현을 쓰는거냐고 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인도적 무기로 분류되는 무기들이 존재한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확산탄(Cluster Bomb)이다.

이번 2013 ADEX에 참여하는 확산탄 생산기업 4개 중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미국의 텍스트론사다. 작년에 한국이 텍스트론사에서 대량구매하기로 한 CBU-105 WCMD(바람수정확산탄)은 BLU-108 소폭탄이 들어가는데, 여기에는 열원을 감지하는 스키트 탄두가 장착되어 있어 기존의 확산탄과는 달리 정밀타격한다는 것이 업체의 주장이다. 이전의 무기전시회에서 만났던 이 업체 직원은 불발탄으로 인한 확산탄의 문제점에 통감하고 해결하려고 노력했다며, 기존의 확산탄을 모두 폐기하고 불발률이 1% 미만인 자기 회사의 신형 확산탄을 구매해야 한다는 적극적인 홍보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폭탄에는 눈이 없고, 판단 능력이 없다. 실험에서의 불발률 1%는 실전에서 10%가 넘기도 하고, 수백만 발이 뿌려지는 상황에서는 1%도 엄청난 숫자다. 2006년에 레바논 남부에 약 400만 발의 확산탄이 뿌려졌는데 불발률이 1%라고 해도 4만 발이 불발탄으로 남는다. 폭격 이후 집을 수리하다가, 농사를 지으려고 땅을 일구다가 불발탄으로 인해 목숨을 잃거나 팔다리가 잘린 사람들에게 불발률 수치가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실제 레바논의 불발탄은 약 100만 발 정도다)

아무리 기술이 발전한다고 해도 무차별적인 폭격을 퍼붓는 확산탄 자체의 비인도성을 해결할 수는 없는 것이다. 확산탄 생산기업인 한화, 풍산, 텍스트론, 록히드 마틴의 부스에 가게 된다면 꼭 물어보자. 예전에 당신네들이 팔아서 이익을 챙겼던 확산탄이 전쟁에서 사용된 지 수십 년이 지나도 여전히 곳곳에 남아 사람들이 죽거나 다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냐고.

눈 앞의 무기가 작동하는 상상을

낯선 무기를 관심있게 보고 눈을 반짝이며 질문을 할수록, 특히 젊은 여성일수록 전시 부스의 군수업체 관계자들은 몹시 기특해 하며 잘 설명해준다. 관련 리플렛과 자료들, 운이 좋으면 간식과 기념품도 얻을 수 있다. 무기의 기술적인 문제점이 궁금하다면 경쟁업체의 부스에 가서 물어보는 것이 좋다. 차세대 전투기 도입사업의 후보기종이었던 3개 업체가 모두 참가하는데, 각각의 부스에 가서 상대편 기종에 대해 물어보면 단점을 잘 알려줄 것이다. 그렇게 얻어온 정보와 자료는 추후 캠페인에 활용이 가능하다.

해외에 수출되어 분쟁지역에서 쓰이거나 소수민족을 탄압하는 데에 쓰이는 K계열의 국산 무기도 많이 전시된다. 직접 타보고 만져볼 수 있는 무기들도 많다. 만약 실제라면 조종석에 앉아서 사람들을 향해 버튼을 누를 수 있을지 상상해보자. 이 무기가 누구를 향하는지, 그 사람들은 죽어도 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

이렇게 서로가 서로에게 무기를 겨누며 불안해하는 사이에, 그 불안을 부추기며 미소짓는 군수업체들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화려하고 멋진 구경거리들 속에서 사람을 죽이는 도구를 사고팔며 이익을 챙기는 사람들을 꼭 기억하자. 이 무기들이 겨누고 있는 것은 결국 누군가의 생명이라는 것을 기억하는 것이 무기전시회를 제대로 관람하는 팁이다.

[죽음의 거래를 멈춰라] 칼럼 시리즈 보기

[죽음의 거래를 멈춰라 ①] 서울 ADEX에 맞선 ‘평화군축박람회’: 사람 죽이는 무기, 여기 다 모였다
[죽음의 거래를 멈춰라 ②] ADEX의 역사: 사람 죽이는 무기가 서민경제를 돕는다고?
[죽음의 거래를 멈춰라 ③] 한국 방위산업의 일그러진 역사: 빨리 박격포 만들어라! ‘번개 사업’ 아시나요?
[죽음의 거래를 멈춰라 ④] 런던의 무기시장 DSEi 반대행동: 세계1위 무기회사 출입문 봉쇄한 사람들, 뭐하는 거지?
[죽음의 거래를 멈춰라 ⑤] 무기전시회 2013 ADEX 제대로 보기: 게임하듯 ‘살인’, 요즘 대세는 ‘드론’입니다
[죽음의 거래를 멈춰라 ⑥] 무기거래조약이 필요한 까닭: ‘자랑스런’ 한국산 최루탄, 바레인을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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